한국배구100년 - page 172

한국배구 100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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령배 대회에서 한일합섬을 꺾고 연속 우승을 이뤄내며 대표팀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
았다. 이도희, 홍지연은 일신여상 시절부터 팀워크를 이뤄 온 데다 장윤희, 박수정,
정선혜 등 호남정유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여자대표팀의 기량이 콤비플레이로 만개
할 즈음이었다.
여기에 김남순(한일합섬. 180cm)의 공격이 가세했다. 장신 군단인 중국과 홈그라
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기교의 일본을 모두 꺾은 ‘김철용 배구’의 특징은 번개속공
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팀워크로 다져진 조직력이었다. 또 20개월 동안
엄청난 양의 ‘지옥훈련’을 이겨낸 결과였다.
김철용 감독의 여자대표팀은 10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4
위에 올랐다. 1978년 제11회 소련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6년 만에 쿠바, 브라질,
러시아에 이어 4강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. 이 대회에서 일본은 7위, 중국은 8위
였다.
여자대표팀은 1995년에도 그랑프리대회에서 미국, 브라질, 쿠바, 중국에 이어 5위
를 했고 월드컵에서도 쿠바, 브라질, 중국, 크로아티아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. 1996
년 슈퍼챌린지컵(11월, 일본)에서도 중국, 쿠바, 브라질에 이어 4위를 차지함으로써
세계 4강 주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.
정상 진입을 위해 한 계단 오르기엔 속도가 나지 않고 후발 주자들에게 추월당하
기 직전이었다. 그래도 신장과 파워에서 월등히 앞서 있는 중국에게는 다소 밀렸지만
1964년과 1968년 올림픽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따낸 일본은 완전히 따돌린 형국이었
다. 1994년 이후 1997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선리그까지 여자대표팀은 대 일
본전 17연승을 기록했다. 아시아 양강 구도를 지킨 것이다.
4년간(1993년~1996년) 대표팀 감독을 맡아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통틀어 최장
수 대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긴 김철용 감독은 1999년 한 차례 더 지휘봉을 잡았다. 이
번에도 그랑프리대회에선 6위를 했으나 석 달 뒤 열린 월드컵(11월)에서는 중국과 일
본을 밀어내며 쿠바, 러시아, 브라질에 이어 4위를 지켰다.
호남정유(후에 LG정유) 중심의 선수들에 1~2명의 우수선수를 보강하는 조직플레
이로 성과를 낸 김철용 배구는 1980년대 후반, 배구계 화두가 됐던 “단일팀 중심의
대표팀 구성과 우수선수 중심의 선발팀으로 구성했을 때, 어느 쪽이 효율성이 더 높
은가?”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들려준 셈이었다. 또 엄청난 훈련을 이겨내는 체력과
정신력이 따라와야 함도 보여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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