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배구100년 - page 384

한국배구 100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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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87년 드디어 지휘봉을 잡았다.
1970년 9월에 창단한 호남정유는 이때만 해도 그동안 대농, 현대건설의 양강(兩强)
에 밀려 그저 그런 중간그룹 팀이었다. 하지만 그가 호남정유를 맡으면서 하루가 다
르게 변하기 시작했다. 이듬해인 1988년에는 팀을 성큼 4강으로 올려놓았고 2년만인
1989년 대통령배대회에서는 준우승, 1991년 제8회 대통령배대회에서는 마침내 현대
건설의 아성을 깨고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.
이때부터 호남정유의 무패신화가 시작된다. 1991년 제8회 대통령배대회 준결승이
후 95년 1월 슈퍼리그 1차대회에서 선경인더스트리에 3-1로 패할 때 까지 92연승의
기록을 세웠다. 미도파-현대의 굳건했던 양강 구도를 깨뜨렸을 뿐만 아니라 여자 실
업배구의 ‘무적함대’였다.
대표팀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발탁된 첫 케이스인 그는 4년(1993년
~1996년)간 대 일본전에서도 연승을 이어가, 1990년대 중반 한국여자는 완전하게 일
본을 앞지른 우위를 지켰다. 17연승이다. 호남정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여자대표팀
을 통해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 4위 등의 성
과를 올렸다. 오랜만에 여자배구가 국제무대에서 4강권에 다시 진입했던 시기다.
1999년과 2004년 다시 여자대표팀을 맡은 김철용 감독은 월드컵 4위와 아테네 올
림픽 5위 등의 성적을 거두어 국내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.
2000년 슈퍼리그 10연속 우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치자, 그는 LG정유
(1997년 팀 이름 바꿈) 감독에서 물러났다.
왼쪽 주공 장윤희, 세터 이도희, 센터 홍지연, 라이트 박수정, 정선혜 등 그야말로
모두가 국가대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초호화 멤버가 바로 연승의 주역들이다.
하지만 호남정유가 이름을 LG정유로 바꾸어서도 9연패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
던 것은 초호화 멤버여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 김철용이란 지도자와 함께
했기에 연승도 하고 국가대표도 되었다는 사실이다.
국가대표 왼쪽 주공 장윤희는 전주 근영여고 출신으로 실업팀에서 어느 누구도 눈
여겨보지 않았다. 키가 작았기 때문이었다. 하지만 김철용 감독은 이미 고교시절부
터 장윤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고 호남정유에 입단해 김철용 감독을 만나
면서 꽃을 피우며 호남정유 연승행진의 일등공신이자 1990년대 우리나라 여자배구를
대표하는 왼쪽 주공격수로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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